- 열린부모교육학회 민성혜(열린부모교육학회 이사. 고려 사이버대학교 교수)
아동이 출생 후 처음으로 만나는 대상은 부모이다. 생명체 중에서 가장 미약하게 태어난다고 비유되는 인간은 그 부모로부터 보호와 양육을 받으면서 세상에서 살아나갈 준비를 한다. 물론 신체적으로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하고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을 받아야 하지만, 이 시기에 아동은 부모에게서 받은 양육의 질에 따라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시각을 발달시키게 되고 그로 인해 이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된다.
대학생이 되기 위해 입시공부를 하고 유학을 가기 위해 영어공부를 하지만, 정작 우리는 부모가 되기 위해 준비할 기회는 그다지 가지지 못하여왔다. 최근에 예비부모교육이 여러 단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필요성에 비해 예비부모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부모됨'은 이전의 부모들이 그러했듯이 준비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 결과 특별히 시간을 내서 예비부모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인식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 신문이나 뉴스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은 도대체 부모에게 자녀는 어떤 존재인지, 특히 아직 어려 자기 의사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는 자녀들은 부모에게 어떤 존재인지 개탄하게 된다.
부모의 개인적인 정서적 어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아직 취학 전인 영유아기 자녀와 동반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고, 생활고 때문에 자녀와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 게임중독 때문에 부모의 게임을 방해하는 아들을 죽이거나 방치하는 경우 등이 보도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늦은 밤, 거리를 산책하다보면 12시가 다 되어서도 부모와 함께 길을 걸어 다니거나 부모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동안 놀이방에서 놀고 있는 영유아기 자녀들을 본다.
자녀에게 "어떤 마음이니?" "어떻게 하고 싶니?" 물어봐주지 않는 부모. 자신의 삶이 이 바쁜 현대 생활에 치여 혼란스럽다고 느끼면서 자녀의 삶에 대해서는 '아직 어리니까' 방치하는 경우 그 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가질지, 적절한 양육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다.
아동들 특히 어린 연령의 아동들은 부모가 자기를 대하는 바에 따라 시각이 달라진다고 위에서도 언급하였다. 부모가 자녀를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경우 자녀는 자신이 귀중하지 않은 존재이며 다소 불편한 상황이 되더라도 그냥 참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게도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부적절한 훈육을 하거나 부정적인 비난을 하는 경우 자녀 심리 내부적으로 불편함을 안고 살다가 청소년기에 그 불편한 마음이 폭발되기도 한다.
자녀가 어릴 때는 아직 자녀들이 자신의 불편한 마음과 불편한 상황을 언어로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여 준비되지 않은 부모들이 자녀를 방치하기도 하고 부적절하게 대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대우를 받은 자녀들에게는 일종의 트라우마(trauma)가 자리 잡게 되고 그것은 반드시 이후의 삶에서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든 아동들은 가치 있고 귀중한 존재이며, 그러한 인식이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가장 일차적으로 전달되어야 할 터인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예비부모교육은 이러한 아동의 권리 차원에서 "받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아동 권리 차원에서 예비부모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렇다면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를 의미하는 것일까요?
- 열린부모교육학회 이숙(열린부모교육학회 부회장, 전남대 교수)
결혼한 부부들이 자녀를 갖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하기 쉬우나, 현대에 와서 여성의 취업이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출산을 연장하거나 기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갖는 것은 가족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그러나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다면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 어떤 일인지 분명히 알고 준비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부모됨이란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이고, 자녀의 성공이나 출세는 부모의 능력을 인정받는 확실한 증거로 여겨졌다. 그러다보니 젊은 부모들 중에서 자녀를 위해 자신의 거의 모든 것을 헌신하고 희생하는 완벽한 부모상에 가까울수록 바람직한 부모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고, 자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여러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과보호하거나 자녀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려는 경향이 확산되었다. 수입의 거의 전부를 자녀의 교육을 위해 투자하거나 가정생활의 모든 의사결정이 자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모됨은 비합리적이고 부모 중심적이어서, 부모와 자녀에게 모두 부담이 되고 서로의 삶의 목적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며, 결국 부모와 자녀가 모두 불행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바람직한 부모됨이란 자녀의 입장에서 받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자녀가 자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자신의 능력과 관계없이 얼마나 가치 있고 빛나는 존재인지를 확신하게 해줄 수 있다면, 자녀는 자신감이 넘치고 자존감이 높은 행복한 아이로 성장해 갈 수 있다.
바람직한 부모는 내가 주고 싶고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고, 자녀에게 꼭 필요하고 자녀가 받고 싶어하는 것을 많이 생각하고 베풀어주는 부모이다. 자녀가 새로 나온 비싼 장난감을 갖고 싶어 할 때 그것을 쉽게 사주는 것이 좋은 부모인지, 왜 그 장난감을 갖고 싶은지 들어주고 그 장난감을 갖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되는지, 또 그것을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해주며 그것을 산 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관해 충분히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가 선택하게 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인지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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