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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굿네이버스 후원] 굿네이버스에 도착한 편지 하나 '나는 부자입니다' 2010/02/18




17일 오후, 여느 날의 오후와 다르지 않았다. 모두들 조용히 업무에 집중하고 있을 때, 조용히 봉투 하나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5만 3500원과 중국돈 9위안(약 1500원)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정성스레 써내려간 편지 한통이 함께 들어있었다. 편지 봉투에는 '아이티를 위해 기도합니다. 아이티 난민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라고 적혀 있는 편지를 받아든 순간, 보낸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어 가슴이 뭉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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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네이버스 앞으로 도착한 편지에는 작은 돈이지만 지금 자신의 전재산이라며 돈과 함께 보내왔어요.  "나는 인제 부자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 내용은 이렇습니다.  (편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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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제 부자입니다.
기적같은 운명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내일의 생존을 위해 발광하다가 총탄에 맞아 쓰러집니다.  그 거친 무리 속에서 밀려난 한 아이가 울고있습니다.

아이는 아빠도, 엄마도, 집도 모두 잃었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습니다. TV 화면 속에서 그 흑인아이는 나를 마주 바라보며 슬피 울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파 나도 함께 울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나 홀로의 첫 하루입니다.
아무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방을 나 혼자 지킵니다. 유일하게 곁에 있어주는 건 내 자신의 전부가 들어있는 가방 하나 뿐입니다.
누가 조용히 내 집 문을 노크합니다. 머릿 속에 수많은 물음표를 그리면서 조심히 문을 열었을 때 바로 내 앞에 그 아이가 서 있습니다.

TV 화면 속에서 울던 그 흑인아이가..
망망대해 파도에 밀려 왔는지, 태풍에 휘말려 왔는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그러나 울음은 뚝 그쳐 있습니다. 아니, 지쳐서 울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꼭 한마디만 합니다.

"오늘 하루 밤만..."

흑인 아이는 내 손에 깨끗하게 되었지만 나 혼자인 우리 집에는 아이 옷이 없습니다.
그래서 추리닝을 입혀주니 아이가 좋아라 웃습니다.
그 동안 얼마나 배 고팠을까. 마음이 아팠지만 지금 내 집에는 라면밖에 없습니다.
냄비 한 가득 듬뿍한 라면을 둘이서 코 맞대고 먹느라니 고맙게도 아이는 맛있게 잘도 먹습니다.
TV도 없는 내 집에서 아이는 내 노래를 듣다가 잠이 듭니다.
아마도 아빠 엄마를 찾아 꿈나라로 가는가 봅니다.

방 한칸에 이부자리도 한 채인 나는 아이를 한 이불 속에 꼭 품어안고 팔베개를 해줍니다.
품 속에 잠든 아이는 가끔씩 흐느낍니다.
그러다가 문뜩 와락 나를 그러안습니다.
눈은 꼭 감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면서 내 얼굴에 작고 까만 볼을 자꾸 자꾸 비비면서 "mom.. mom.. "하고 속삭입니다.
아마 꿈나라에서 정말 엄마를 만났나봅니다.
그러는 아이를 어떻게 위로해 주어야 할지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저 더 꼭 껴안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여 줍니다.
약속을 합니다.

<아이야, 잘자. 내일 아침 새 날이 밝으면 비록 내 집에는 네 손을 이끌고 함께 거닐 아름다운 정원이 없어도 창가에 이쁜 꽃을 피운 화분이 있어. 우리 둘은 그 꽃을 보면서 무지 행복하게 웃을 수 있어.  그리고 너는 오늘 밤만 아니고 내일 밤도 모레 밤도 또 그 다음 날에도 내 팔베개를 베고 "엄마"를 부를 수 있을거야. 난 부자이니까 넌 우리 집에 오래오래 나와 함께 있어도 된단다.>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
꿈에서 깰 때 나는 웃고 있었습니다.
부자가 되었던 어제 밤 꿈, 그 꿈을 꾸는 동안 나는 참 행복했습니다.
꿈에서 깨어났지만 어떻게 부자가 되는 지 알았으니 나는 이제 부자입니다.

2010. 1. 28

이 작문은 제가 <문예공모>에 제출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저의 작은 후원금이 이 작문 속의 이름 모를 흑인 아이에게 사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작은 돈이지만 지금 저 자신의 전재산입니다.



보낸 이는 경기도 안성 하나원에 입소해 있는 탈북자 김씨.  그녀가 편지 내용의 꿈을 꾸고, 아이티를 위해 전 재산을 내놓은 이유는 그녀의 딸 때문인 듯해요. 조선일보에 의하면 김씨는 2004년 탈북해 중국에서 조선족과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중국 공안에 잡혀 다시 북송됐다고 해요. 감옥에서 지내다 풀려났고, 다시 국경을 넘었죠.



험난한 길에 아이를 데려오기가 두려웠고, 홀로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작년 말 한국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TV를 보던 김씨는 아이티 지진참사 현장에서 울던 한 아이를 보고, 딸 아이를 떠올렸죠. 그리고 아이티에 그 이름 모를 아이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하나원에서 사회 적응비로 매달 나오는 4만원을 아껴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이죠.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저녁이네요. 지금 쑥냥의 따뜻한 마음이 여러분에게도 전달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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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18:57 2010/02/1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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